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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Insight#37

PM 직군의 종말

PM · AI시대 · 커리어2026.10.14
무료 라이브 특강기대정렬의 파급력
01: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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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은 정말 사라질까요?

이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2000년대 초반, 서비스기획자로 불리던 시절부터 종종 들었던 질문이 있어요.

“기획자가 꼭 필요할까요?”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있는데 기획자가 꼭 필요할까요? 디자이너가 화면을 설계하고 개발자가 구현하면 되는 것 아닐까요? 기획자는 문서를 만들 뿐, 실제 제품을 만드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언젠가는 개발자와 디자이너만 남고 기획자는 사라지는 것 아닐까요?

이 질문은 꽤 오랫동안 반복됐어요. 서비스기획자라는 이름은 프로덕트 매니저(PM)가 되고, 프로덕트 오너(PO)라는 역할도 등장했어요. 이름이 바뀌고 역할의 범위가 넓어졌지만, 기획이라는 일이 꼭 별도의 직군으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은 사라지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제 AI 시대가 왔어요.

AI는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기획서를 작성하고, 화면을 설계하고, 프로토타입까지 만들어요. 과거에는 기획자의 역량이라고 여겼던 일들을 AI가 빠르게 해내기 시작했어요.

그렇다면 이번에는 정말 PM이 사라지는 걸까요? 저는 오히려 이 질문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고 싶어요.

PM이라는 직군이 사라지는 것과 PM이 해오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같은 이야기일까요?

15초 요약

PM이라는 직군은 사라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복잡한 문제를 정의하고,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더 나은 의사결정을 만드는 역할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에요. AI 시대에 중요한 것은 PM이라는 직함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한 환경에서 필요한 역할을 정의하고 그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Y's Insight

오늘의 Y's Insight는 커머스·플랫폼·콘텐츠·AI 서비스에서 18년 이상 프로덕트와 조직을 이끌어 온 이경애 님이 작성했습니다.

서비스기획자에서 프로덕트 매니저, 프로덕트 오너까지. 프로덕트 조직의 변화를 직접 경험하며 제품을 만들고, 여러 직군과 협업하고, 조직의 의사결정을 이끌어 왔습니다.

AI가 기획서부터 프로토타입까지 만들어 내는 시대, PM이라는 직군은 정말 사라질까요?

이번 글에서는 PM이라는 직군의 존속 여부를 넘어, 우리가 일하는 환경에서 진짜 필요한 역할은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봅니다.

근데 말이죠

직군은 바뀌었지만, 질문은 바뀌지 않았어요.

서비스기획자라는 직군이 익숙했던 시절에는 기획자가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화면을 설계하고, 개발자와 디자이너에게 전달하는 일이 중요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질문이 등장했어요.

“요구사항은 사업 담당자가 정의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고객을 이해하고 직접 문제를 해결하면 되지 않을까요?”

이후 프로덕트 매니저와 프로덕트 오너라는 이름이 확산되면서 역할의 범위도 넓어졌어요.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는 것뿐 아니라 어떤 고객 문제를 해결할지, 어떤 일을 먼저 할지, 제품이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하는 역할이 강조됐죠.

하지만 직함이 바뀌었다고 모든 것이 달라진 것은 아니었어요. 여전히 누군가는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고, 누군가는 기획 산출물을 만드는 데 시간을 썼어요. 이름은 PM이지만 실제로는 이전의 서비스기획자와 크게 다르지 않은 역할도 있었어요.

결국 직군의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실제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이었어요. 그리고 지금, AI는 이 질문을 다시 우리 앞에 가져다 놓았어요.

AI가 기획을 할 수 있다면, PM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AI는 정보를 정리하고, 여러 대안을 제안하고, 문서와 화면을 만드는 일을 빠르게 수행해요.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업무를 대신할 수 있을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기획서를 잘 쓰거나, 요구사항을 빠짐없이 정리하거나, 회의 내용을 문서화하는 역량만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는 점점 어려워질 거예요.

그렇다고 PM의 역할 전체가 사라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제품을 만드는 일에는 문서나 화면을 만드는 것 외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기 때문이에요.

고객이 겪는 여러 문제 중 무엇을 먼저 해결해야 할까요? 고객에게 좋은 선택과 회사에 좋은 선택이 충돌한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할까요? 사업은 빠른 출시를 원하고, 개발은 기술적 안정성을 걱정하며, 디자인은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지키고 싶어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질문들은 단순히 답을 생성하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아요.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정의하고, 서로 다른 관점을 이해하고, 선택의 기준을 세우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과정이 필요해요.

AI가 더 많은 대안을 제시할수록 오히려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가 중요해질 수도 있어요. AI가 답을 만드는 능력을 높여줄수록, 우리는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답을 선택할 것인지 더 잘 판단해야 해요.

저는 여러 플랫폼과 프로덕트 조직에서 일하면서 이 역할의 중요성을 경험했어요.

기능을 하나 더 만드는 것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것인지 결정하는 일이 더 어려울 때가 있었어요. 각 조직의 요구를 모두 반영하는 것보다 고객과 비즈니스에 더 중요한 문제를 선택하고, 그 선택이 실제 실행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할 때도 있었어요.

즉,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복잡해질수록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산출물이 아니라, 더 나은 의사결정이었어요.

그렇다면 PM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저는 자신의 직함을 지키는 것보다 자신이 속한 환경에서 필요한 역할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속한 조직에서 고객 문제를 정의하는 사람이 없다면 그 역할을 해야 해요. 조직마다 우선순위가 달라 제품의 방향이 흔들린다면 공통의 판단 기준을 만들어야 해요. 여러 선택지 앞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면 문제와 근거를 정리해 더 나은 결정을 가능하게 해야 해요.

반대로 이런 역할이 이미 다른 사람에 의해 충분히 수행되고 있다면, 같은 일을 반복하는 대신 자신이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 해요.

결국, 직군의 이름과 일하는 방식은 앞으로도 계속 바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특정 직함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삼는 것은 점점 더 위험해질 수 있어요.

대신 자신이 가진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환경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해요. 문제를 발견하고, 근거를 모으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선택의 결과를 확인하는 능력은 PM이라는 이름이 없어져도 다른 형태로 필요할 수 있어요.

직군의 이름은 사라질 수 있어도,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사라지지 않으니까요.

어쩌면 PM 직군의 종말은 제품을 만드는 사람에게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리는 시작일 수도 있어요.

중요한 것은 PM이라는 이름을 지키는 일이 아니라, 내가 속한 환경에서 필요한 역할을 정의하고 그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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