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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Insight#28

나는 어떤 부류일까?

역할 · 직무 · 팀빌딩2026.08.14

클로드 코드를 만든 Boris Cherny가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엔지니어, PM, 디자이너, DA 같은 직무가 하나로 녹아들면서, 직함이 아니라 다섯 개의 부류로 정의된다라고요.
Prototyper, Builder, Sweeper, Grower, Maintainer
다섯가지 부류에 대해 각각 역할이고 무엇을 잘해야 하는지 정리해 봤습니다.

15초 요약

좋은 팀은 각 부류의 사람들이 골고루 모여있고, 그렇지 않다면 팀원은 자기가 부족한 부분을 의식적으로 채웁니다.
Boris의 다섯가지 부류는 직무와 무관합니다.
어떤 디자이너는 Prototyper 이고, 어떤 엔지니어는 Maintainer 예요. 다섯 부류를 살펴보고, 필요한 역량과 잘하는 사람의 모습은 어떤지 그리고 빠지기 쉬운 함정까지 짚어보겠습니다.
읽어 보시면서 '나는 어디에 가장 가까운지', '우리 팀에 비어 있는 부류는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세요.

Y's Insight

먼저 다섯가지 부류를 짧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Prototyper는 새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사람, Builder는 그걸 진짜 제품으로 만드는 사람, Sweeper는 어질러진 걸 정리하 고 덜어내는 사람, Grower는 만들어진 제품을 키우는 사람, Maintainer는 성숙한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지키는 사람입니다.


*각 부류별로 떠오르는 회사도 함께 적어 봤어요.

Prototyper: 상상하는 사람(=Google)
Prototyper는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서 그림을 그려나가는 사람입니다. 아이디어를 열 개 쏟아내고, 그중 아홉 개가 버려져도 개의치 않아요. 버려지는걸 아까워 하는게 아니라 경험의 비용으로 받아들이는 게 이 부류의 특성입니다.

필요한 역량은 발산적 사고와 빠른 실행이라고 생각해요. 하나의 정답에 매달리지 않고 여러 가능성을 동시에 펼치는 힘, 그리고 그 가능성을 말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형태로 빠르게 만들어내는 힘이죠. 완성도보다 속도, 정답보다 개수가 중요한것 같아요.

사실, 잘하는 Prototyper는 많이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잘 골라낼 줄 아는 사람입니다. 자기 아이디어에 감정적으로 매이지 않고, 아니다 싶으면 미련 없이 다음으로 넘어가야해요. 그리고 열 개 중 진짜 될 만한 하나를 알아보는 감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부류의 함정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 자체에 중독되면 무엇도 끝까지 만들지 못합니다. 모든게 흥미로운 스케치 단계에 머물고, 실제로 세상에 나가는 건 하나도 없어요. 또한 낮은 퀄리티의 프로토타입만 쏟아져 나오게 됩니다. Prototyper가 가장 조심해야 되는 것은 샘솟는 흥미와 호기심, "이것도 재밌겠다", "저것도 가능성이 있는것 같은데?" 라고 생각해요.


Builder: 현실로 만드는 사람 (=SpaceX)
Builder는 Prototyper의 엉성한 스케치를 받아, 완성도있는 제품 그리고 현실로 만들어 내는 사람입니다. Prototyper가 "이게 될까?"를 다룬다면, 빌더는 "이걸 어떻거 제대로 만들지?"를 다뤄요.

필요한 역량은 완결성과 논리적인 사고라고 생각해요. 대충 되는 것과 제대로 되는 것 사이의 아주 큰 간극을 메우는 힘, 엣지 케이스를 해결하고, 확장성 있는 구조를 짜는 능력이 필요해요. 프로토타입은 데모 수준일 수 있지만, Builder의 결과물은 현실의 유저의 높은 기대와 기준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잘하는 Builder는 빠르면서도 무너지지 않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속도만 있으면 무언가 부족하게 되고, 완성도만 쫓으면 영원히 못 끝내요. 이 둘의 균형을 맞춰 나아 가는게 좋은 빌더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어디까지 만들고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 잘 알아야해요. 너무 먼 미래 또는 다가오지도 않는 위험을 미리 걱정하고 대비하려고 과잉 투자를 하면 안되겠죠.

이 부류의 함정은 완벽주의입니다. 모든 걸 완벽하게 만들려고 보면, 정작 아직 검증도 안 된 서비스와 기능에 과한 시간을 쏟아붓게되는거죠.


Sweeper: 압축과 정리를 하는 사람 (=Apple)
Sweeper는 어질러진 걸 정리하는 사람입니다. 단순하게 다듬고, 복잡해진 코드와 시스템을 간결하게 줄이고, 안 쓰는 기능을 과감히 없애고, 성능을 끌어올려요. 더하는 게 아니라 빼는 방식으로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부류입니다.

필요한 역량은 판단과 배짱입니다. 무엇이 정말 필요하고 무엇이 군더더기인지 가려내는 눈, 그리고 누군가 공들여 만든 걸 "이건 없애야 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배짱과 용기죠. 무언가를 없애는 결정은 만드는 결정보다 훨씬 큰 반발을 부릅니다.

사실 정말 잘하는 Sweeper는 무엇을 없앨지 고르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무엇이 꼭 필요한지, 무엇을 남길지를 아는 사람인 것 같아요. 무자비한 제거는 파괴라고 생각해 요. 하지만, 핵심만 남기고 나머지를 걷어내는 것이야말로 설계의 정수가 아닐까요. 또한 여기서 UX의 비약적 발전이 있다고 생각해요.

함정은 Sweeper의 일이 티가 잘 안 난다는데 있습니다. 새 기능은 박수를 받지만, 없앤 기능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아요. 그래서 조직에서 저평가 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시스템이 서서히 무거워지거나 기능과 서비스가 포화될 때, Sweeper의 존재감이 뒤늦게 드러납니다.


Grower: 만들어진 것을 키우는 사람 (=Amazon)

Grower는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이어받아, 반복적으로 개선하며 제품과 시장의 적합성을 끌어올리는 사람입니다. Builder가 '제품을 만들었다'에서 끝난다면, Grower는 여기서부터 시작해요. 이걸 어떻게 더 많은 사람이 쓰게 할까, 어디서 이탈이 일어날까, 무엇을 바꾸면 지표가 움직일까.

필요한 역량은 데이터를 읽는 힘과 인내심인 것 같습니다. 지표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고 그 뒤의 원인을 추적하는 힘, 그리고 한 번의 홈런이 아니라 수십 번의 작은 번트 와 안타를 꾸준히 쳐내는 끈기죠. Grower의 성장은 드라마틱 한 도약이 아니라 차곡차곡 올라가는 계단과 같습니다.

잘하는 Grower는 지표를 쫓는 사람이 아니라, 숫자의 숨은 뜻을 발견해 내는 사람입니다. 흔히 인사이트라고 하죠. 숫자만 좋으면 단기적으로 지표는 우상향하지만 제품이 한쪽으로 기울어진다고 생각해요. 그 숫자가 실제로 어떤 사용자의 어떤 행동을 뜻하는지 읽어내는 게 좋은 Grower의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함정은 눈앞의 KPI나 지표만 올리는데 몰두하다가, 정작 품질이나, 방향성등의 변화들을 놓치는 거죠.
퍼널을 개선해서 전환율 3%를 올리는 것은 잘하지만, 'A 방식은 제품을 더 키워나가는 방향이 아닌것 같아' 라는 생각을 잘 안하게 되는거죠.


Maintainer: 성숙한 것을 지키는 사람 (=Samsung)
Maintainer는 이미 궤도에 오른 성숙한 시스템을 소유하고, 그것이 규모가 커져도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고 빠르게 돌아가도록 지키는 사람입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이 부류의 사람이 없으면 잘 만든 제품도 시간이 지나면 무너져요.

필요한 역량은 책임감과 장기적 시야입니다. 지금 당장은 괜찮지만 규모가 열 배가 되면 터질 지점을 미리 보는 힘, 그리고 아무 일도 안 일어나게 만드는 것이 자기의 일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태도죠. Maintainer가 일을 잘하면, 웃기게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잘하는 Maintainer는 불을 잘 끄는 사람이 아니라, 불이 안 나게 하는 사람입니다. 원천적으로 사고를 안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사고가 터진 뒤 수습하는 영웅이 아니라, 애초에 사고가 날 환경을 미리 없애는게 훨씬 어렵고 가치 있어요. 안정성은 대개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땀과 노력의 결과입니다.

함정은 변화를 두려워하게 되는 것입니다. 안정성을 지키는게 일이다 보니, 새로운 시도 자체를 위험으로 보게 될 수 있어요. "지금 잘 돌아가는데 왜 건드려?"가 입에 붙으면, 시스템은 안전하지만 서서히 시대에 뒤쳐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말이죠

여기까지 읽으면서 '나는 어디에 속하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셨을 거예요. 하지만, "나는 원래 Prototyper라 유지보수는 안 맞아", "나는 Builder라 아이디어 내는 건 못 해." 이렇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Boris도 많은 사람이 두세 개의 부류에 속해있다고 했어요. 타고난 성향과 기질의 아니라, 내가 잘하는 것과 조금 부족한 것이 뭔지 생각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어떤 부류인가? 나는 어떤 일에 끌리는가?
우리 팀에 가장 부족한 부류는 무엇인가?
내가 이 부족한 부류를 채울 수 있는가?


어떤 부류가 월등하고 어떤 부류는 열등한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품의 성장 단계와는 맞는 부류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 막 시작하는 팀은 Prototyper와 Builder의 에너지가 필요하고, 성숙한 팀은 Sweeper와 Grower와 Maintainer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Prototyper라고해도 이미 완성된 시스템 앞에서는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수있고, 훌륭한 Maintainer라고 할지라도 0부터 만들어 나가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내 성향과 기질과 능력이 지금 우리 팀의 단계와 맞는지를 보는 것, 내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확인해 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는 어떤 부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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