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스 마케터의 하루는 대충 이렇게 생겼어요.
오전에 어제 실험 결과 확인하고, 오후에 새 실험 세팅하고. 채널별 CTR 보고, ROAS 보고, CAC 보고. 숫자가 넘쳐요.
근데 어느 순간 이런 느낌이 와요.
"뭘 해도 숫자가 안 올라."
광고 소재 바꿔봤어요. 타겟 세그먼트 쪼개봤어요. 랜딩페이지 문구도 열 번은 바꿨어요. 실험을 더 돌려봤는데 아무것도 안 올라가요.
이 상황에서 대부분의 그로스 마케터가 하는 것. 실험을 더 돌려요.
15초 요약
실험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려줘요. 왜 그런지는 고객만 알아요.
그로스 실험이 막혔을 때, 문제는 대부분 실험이 부족해서가 아니에요. 잘못된 문제를 풀고 있어서예요. 고객이 겪는 문제와 우리가 생각하는 문제가 다른 거예요. 그 간극은 데이터로 보이지 않아요. 고객을 직접 만나야만 보여요.
알아두면 좋은 용어
CTR (Click-Through Rate): 광고나 콘텐츠를 본 사람 중에서 실제로 클릭한 사람의 비율이에요. 그로스 마케터가 가장 자주 보는 숫자 중 하나예요.
ROAS (Return On Ad Spend): 광고비 대비 매출이에요. 100만 원을 썼는데 300만 원이 나왔으면 ROAS 300%예요. 광고 효율을 볼 때 써요.
CAC (Customer Acquisition Cost): 고객 한 명을 데려오는 데 드는 비용이에요. 낮을수록 효율적이에요.
그로스 정체(Growth Plateau): 실험을 계속 돌려도 핵심 지표가 올라가지 않는 상태예요. 채널이 포화됐거나, 잘못된 문제를 풀고 있거나, 고객이 바뀌었을 때 나타나요.
Y's Insight
오늘의 Y's Insight는 쿠팡·토스·크몽 등 프로덕트 회사에서 20년간 UX리서처로서, 그로스와 고객 리서치 두 도메인을 넘나들며 일해온 멘토 Fred (서원용)님이 작성했습니다.
실험이 알려주는 것과
알려주지 못하는 것
A/B 테스트를 돌렸어요. B가 A보다 전환율이 높게 나왔어요. 좋아요. B를 쓰면 돼요. 근데 한 가지 모르는 게 있어요.
왜 B가 더 좋았는지.
이게 왜 중요하냐고요. 다음 실험을 설계해야 하니까요. 왜 B가 좋았는지 모르면, 다음 실험도 찍는 거예요. 또 C인지 D인지 감으로 만들어서 돌리는 거예요.
그로스 정체는 여기서 와요.
실험 결과는 쌓이는데, 왜 그런지는 모른 채로 계속 찍어요. 어느 순간 찍는 것들이 다 비슷해지고, 숫자가 올라가지 않아요. 실험을 더 해도 변화가 없어요.
이때 고객을 만나면 이 질문에 답이 나와요.
왜 B를 눌렀는지. 그 광고를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랜딩페이지에서 뭘 찾으려고 했는지.
그 답에서 다음 실험의 방향이 나와요. 찍는 게 아니라, 이유가 있는 실험이 돼요.
우리가 생각하는 문제와
고객이 겪는 문제가 달라요
그로스가 정체되는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어요.
잘못된 문제를 풀고 있는 거예요.
전환율이 낮아요. 그러면 보통 이렇게 생각해요. "랜딩페이지 문구 문제겠지." "소재가 별로인가?" "버튼 위치가 안 좋은가?" 그래서 그것들을 바꾸는 실험을 돌려요.
근데 실제 이유가 다른 경우가 있어요. 고객이 이 제품이 자기한테 맞는지 확신이 안 서는 거예요. 아니면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은 거예요. 아니면 경쟁 제품을 쓰고 있는데 바꿀 이유를 못 찾는 거예요.
이런 이유는 데이터에 안 잡혀요. 전환율 숫자만 봐서는 절대 알 수 없어요.
고객을 만나야 나와요.
"이 광고 보셨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랜딩페이지에서 뭘 찾으셨어요?" "구매 안 하시고 어떻게 하셨어요?"
이 질문들에서 나오는 답이, 다음 실험의 방향을 완전히 바꿀 수 있어요.
고객을 만나면
실험이 달라져요
광고 문구를 만들 때 어떻게 만들어요?
보통 팀 안에서 회의해요. "이 표현이 낫지 않나?" "이쪽이 더 직관적이지 않나?" 그리고 실험으로 검증해요.
근데 고객을 만나고 나면 달라져요.
고객이 이 제품을 설명할 때 쓰는 단어가 있어요. 우리가 쓰는 단어랑 달라요. 우리는 "효율적인 업무 관리"라고 하는데, 고객은 "팀장님이 나한테 일 좀 그만 주면 좋겠어요"라고 해요.
그 언어를 광고 문구에 쓰면 어떻게 될까요. 클릭률이 올라가요. 고객이 자기 이야기라고 느끼거든요.
고객의 언어를 아는 것, 그게 그로스 마케터의 가장 강력한 무기예요. 근데 그 언어는 대시보드에 없어요. 고객한테서 직접 들어야 나와요.
그럼 언제 만나야 하냐고요.
실험을 해도 숫자가 안 올라갈 때. 뭘 실험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B가 A보다 낫다는 건 아는데 왜 그런지 모를 때. 새 채널이나 새 세그먼트를 뚫어야 할 때.
이 상황들이 그로스 정체의 신호예요. 그때 고객을 만나보세요.
이런 액션을 취해보세요
첫째, 전환하지 않은 고객을 찾아보세요.
랜딩페이지에 왔다가 가입 안 한 사람,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구매 안 한 사람. 이 사람들이 가장 좋은 대화 상대예요. "광고 보시고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그 다음에 어떻게 하셨어요?" 이렇게 물어봐요. 왜 안 했는지를 직접 묻지 않아도, 그 행동을 따라가다 보면 이유가 나와요.
둘째, 고객이 쓰는 단어를 수집하세요.
인터뷰하면서 고객이 이 제품을, 이 문제를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적어요. 그 단어를 그대로 광고 문구에 써보세요. 실험 돌리기 전부터 이미 승률이 높아요. 회의실에서 만든 문구보다 고객 입에서 나온 문구가 훨씬 강력해요.
셋째, 인터뷰에서 나온 가설로 실험을 설계하세요.
고객을 만나고 나서도 실험은 해야 해요. 고객이 "배송이 불안해서 망설였어요"라고 했다면, 배송 보장 메시지를 넣은 실험을 돌리는 거예요. 고객 이해가 실험의 방향을 잡아주고, 실험이 고객 이해를 검증해줘요.
근데 말이죠
고객을 만난다고 바로 답이 나오진 않아요.
사람마다 하는 말이 달라서 뭐가 진짜인지 헷갈리는 경우도 있어요. 고객이 말로 하는 것과 실제 행동이 다를 수도 있어요. "이 문구가 좋았어요"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가격을 보고 결정한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고객 인터뷰는 실험을 대체하는 게 아니에요. 실험의 방향을 잡아주는 거예요.
고객 이해와 실험은 둘 중 하나가 아니에요. 같이 가야 해요. 실험이 막혔을 때, 실험을 더 돌리는 게 아니라 고객을 만나보는 것. 그게 정체를 뚫는 가장 빠른 길일 수 있어요.